제왕절개 수술은 정상적인 자연분만으로 태아와 모체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을 때 시행하는 인공 분만법이다. 전신마취 또는 하반신 마취하에 시술하며, 출혈량이 많고 입원 기간도 길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피하는 것이 좋다. 제왕절개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는 전치태반인 경우, 산모가 지병(임신중독증, 심장병, 신장병, 당뇨, 자궁근종, 난소종양 등)이 있는 경우, 태아가 거대아거나 심하게 약한 경우, 다태임신(쌍둥이)인 경우, 산모가 고령인 경우(자궁문이 잘 열리지 않거나 만출력이 약하고 산도도 단단함), 태아의 위치가 둔위인 경우 등이다.
수술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임신부의 체모를 제거한 뒤 수술할 부위, 즉 배를 소독한다. 보통 링거액을 통해 마취제를 투여하며, 수술 후 2∼3일은 움직일 수 없으므로 수술 전에 소변관을 끼운다. 그런 다음 복부를 절개한다. 수술 부위는 치골 3㎝ 위를 약 10∼13㎝ 가량 절개하며, 여러 층의 복벽을 차례로 절개한다. 벽을 절개한 후 태아가 들어 있는 자궁벽도 절개하며, 다시 태아를 감싸고 있는 양막을 절개한 뒤 태아의 머리를 잡아당겨 꺼낸다. 탯줄을 자르고 양수와 양막의 찌꺼기까지 제거한다. 제왕절개 수술을 할 경우 출혈량은 자연분만보다 많은 1ℓ안팎이다. 아기를 꺼내고 태반 등을 제거함으로써 분만이 완료되면 수술 부위를 여러 차례에 걸쳐 봉합한다. 봉합은 자궁경부부터 복벽까지 총 7∼8단계로 행해지며, 봉합 직후 소독이 끝나면 회복실로 옮겨진다. 회복실에서는 의식, 출혈, 혈압, 맥박 등을 체크한 후 이상이 없을 때 입원실로 옮겨진다.
▷진통과 상관없이 서둘러 입원해야 할 상황들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양이 많을 때 | 임신 후기에 통증 없이 출혈만 계속되는 것은 대개 전치태반이 원인이다. 정상적인 태반은 아기가 자궁경부를 빠져나올 수 있도록 자궁경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나, 전치태반일 경우 태반이 자궁경부에 가까이 자리잡거나 덮어버려서 아기가 나올 수 있는 문을 막아버린다. 출혈의 양은 자궁경부를 막고 있는 위치와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태반이 자궁경부를 전부 막고 있으면 갑자기 출혈이 많아질 수도 있으므로 적은 양의 출혈이라도 곧장 병원에 가도록 한다.
복통이 심할 때 |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고 쇼크 상태에 빠지는 정도의 격렬한 복통이 오거나 소량의 출혈까지 비친다면 태반 조기박리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간다. 태반 조기박리란 뱃속 아기가 나오기 전에 태반이 먼저 벗겨지는 것으로, 대부분 임신중독증이 그 원인이며 넘어지거나 심하게 부딪쳐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태반의 ⅓ 정도가 조기박리되면 50∼90% 정도는 사망하므로 꼼꼼한 관찰이 필요하다.
진통과 이슬 없이 파수될 때 | 양수가 미리 터지면 적어도 24시간 내에 분만을 해야 태아가 안전하다. 파수가 되었다고 너무 당황하지 말고 가급적 빨리 병원에 간다. 단, 물로 씻거나 휴지 같은 것으로 닦으면 세균에 감염될 우려가 있으므로 깨끗한 생리대를 대고 병원에 간다.
예정일이 2주 이상 지난 경우 | 진통이나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예정일을 2주 이상 넘기면 태반의 기능이 저하된다. 태반을 통해서 모체의 혈액 속 산소를 공급받던 아기가 제대로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면 아기는 가사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할 위험이 크다. 예정일이 지났다면 아기와 태반의 기능 검사를 한 후 유도분만을 하게 된다.
자연분만 상황에 따라 불가피한 처치들
겸자로 아기를 꺼낸다 | 매우 다급한 응급상황일 때 실시하는 조치. 분만 2기, 즉 자궁구가 완전히 벌어지고 태아가 산도를 많이 내려온 후에 행하게 되는 시술. 분만 2기가 너무 길어져 아기 머리가 산도의 압박을 오래 받으면 산소 부족을 일으켜 뇌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가위처럼 생긴 금속 주걱으로 태아의 머리를 잡아 끌어내는데, 통념처럼 뇌나 그밖의 부위가 손상 당할 염려는 거의 없다.
흡인 컵으로 잡아당긴다 | 분만 도중에 아기가 약해졌을 때나 산모가 배에 힘을 주지 못할 때, 자궁 수축이 약해졌을 때, 아기가 나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때 시행한다. 흡인 분만은 금속제나 플라스틱으로 된 흡인 컵을 아기의 머리에 밀착시켜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겸자분만과 마찬가지로 분만 2기에 시행한다. 하지만 흡인분만은 겸자분만에 비해 흡인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흡인분만을 먼저 시도했다가 효과가 없으면 겸자분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
페서리를 삽입하거나 양막을 터트린다 | 예정일에서 1주일 정도 지나도록 출산의 징후가 없다면 태반의 기능 저하로 인해 아기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유도분만을 시도한다. 유도분만은 페서리(pessary) 호르몬을 질에 삽입하거나 팔에 주사하여 자궁을 인공적으로 수축시키는 방법, 양막을 터트려 양수가 나오게 하는 방법 등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