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 입원에서부터 출산까지

산모의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태아도 건강하면 질을 통해 아기를 낳을 수 있는데, 이런 정상분만을 자연분만이라고 한다. 출산할 때의 체위나 방법은 나라와 인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어떤 자세든 상관은 없다. 진통의 강도나 시간은 개인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대개 3∼12시간 정도 진통을 겪은 후 출산하며 약 500cc 정도 출혈하게 된다. 분만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나뉜다.

▷진통과 함께 자궁이 열리는 '분만 1기'

진통 간격이 10분 정도 되면 병원을 찾아 본인이나 보호자가 의료보험증과 병원진찰권을 보이고 입원수속을 밟는다. 입원한 임신부는 혈압, 맥박, 소변 검사와 함께 체중을 잰다. 의사는 언제부터 진통이 시작되었는지, 지금 상태는 어떤지 등을 문진한다. 또한 내진을 통해 자궁구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파수나 조기출혈 등이 있었는지 점검한다.

가장 고통스럽고 오래 걸린다 | 진통이 시작되어 자궁구가 열리더라도 아주 조금씩밖에 열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1㎝ 남짓 열린 상태에서 조금씩 더 열리다가 마침내 아기의 신체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인 머리가 나올 수 있도록 10㎝까지 열린다. 그 과정은 잠재기, 진행기, 이행기 등 3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초산부의 경우 무려 10∼12시간이나 된다. 물론 임신부에 따라 24시간, 혹은 이틀이 소요되기도 한다.

먼저 자궁구가 3㎝ 정도 열리는 단계를 잠재기라고 하는데, 소요 시간은 8∼9시간이다. 진통은 5분마다 30∼45초간 온다. 통증이 오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는 복식호흡을 하는데, 내쉬는 숨이 길수록 통증은 줄어든다. 다음으로는 자궁구가 3∼8㎝ 열리는 단계, 즉 진행기다. 소요 시간은 3∼4시간 정도로, 3분마다 1분 남짓 통증이 온다. 진통이 잦아지고 시간도 길어지는 셈이다. 진통이 올 때 산모가 힘을 주면 아기가 골반으로 내려오기 힘들고 정작 힘을 써야 할 때는 힘을 소진할 수 있으므로 몸을 최대한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는 자궁구가 8∼10㎝까지 완전히 열리는 이행기인데, 1∼2시간이 소요되고 진통은 1∼2분마다 온다.

분만 1기에 이루어지는 처치들 |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바로 분만실로 가거나 수술실로 가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검사 및 처치들이 분만대기실에서 이루어진다. 이때 실시되는 검사는 산모와 태아의 필요에 의해서 달라지지만, 대개의 경우는 다음의 몇 가지로 축약된다.

먼저 산모는 진통촉진제 또는 수액주사를 맞는다. 물론 진통촉진제는 누구나 맞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상태에 따라 사용한다. 수액주사는 대부분의 산모들에게 투여되는데, 이는 진통 중에는 금식하므로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다음으로는 체모에 의한 감염을 막기 위해 회음부 체모를 제거한다. 그리고는 분만감시장치를 부착하는데, 이를 통해 태아의 심장소리와 자궁 수축 정도를 검사한다. 장을 깨끗이 비워서 분만시 대변으로 인한 산모 및 태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관장도 필수다.

▷자궁문으로 아기가 태어나는 '분만 2기'

분만 2기는 자궁문이 완전히 열려 아기가 태어나는 시기를 말한다. 보통 초산부는 50∼60분, 경산부는 15∼30분이 걸린다. 이 시기엔 무통분만을 원하는 산모에 한하여 선택적으로 경막외마취 주사를 시술한다. 보통 자궁구가 5∼6cm 정도 벌어지면 시행하는데, 하반신의 감각신경만 마취시키므로 대부분의 출산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마지막 힘주기도 할 수 있다.